Microglia

뇌 속의 유일한 면역세포, Microglia
인간의 뇌 안에는 약 천억 개의 신경세포(neuron)와 이를 감싸는 1조 개의 신경교세포(neuroglia, glia)가 있습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지금까지 과학계는 전기·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며 신경 활동을 담당하는 neuron에만 주목해왔습니다. 양적으로는 10배나 많은 glia이지만, neuron을 붙잡아주는 지지대나 영양을 공급하는 단순 보조자로 바라보았기 때문입니다.
Glia의 이상에서 비롯되는 질병

그런데 최근 들어 glia가 다양한 신경 활동 전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음이 밝혀지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등의 퇴행성 뇌질환과 다발성 경화증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원인 모를 신경병증성 통증, 우울증과 같은 정신 질환들이 모두 glia의 이상에서 비롯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습니다. 이는 neuron을 타겟으로 하는 다양한 뇌질환 치료제 개발의 잇따른 실패와 맞물려 더더욱 과학계의 주목을 이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glia로는 신경 조직을 지지하고 영양소를 공급해주는 등 neuron의 활동을 도와주는 성상교세포(astrocyte), neuron의 축삭(axon)을 둘러싸 수초(myelin sheath)를 형성 유지하는 희돌기교세포(oligodendrocyte), 뇌 속에서 면역 활동을 담당하는 미세아교세포(microglia) 등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받고 있는 glia가 microglia입니다.

인체의 뇌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혈액-뇌장벽(blood-brain barrier, BBB)을 구축, 혈액 내의 모든 잠재적인 위험 물질들이 뇌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로 인해 외부의 적으로부터 인체를 방어하는 면역세포의 출입도 자유롭지 못합니다. 이런 이유로 뇌에는 면역 활동을 담당할 면역세포가 별도로 필요하게 되었고, 이것이 바로 microglia입니다.

최근 항암제 개발에 있어 1세대인 세포독성항암제, 2세대 표적항암제에 이어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항암면역치료제입니다. 이는 인간의 면역시스템을 활성화시켜 암세포와 싸우게 하는 암 치료법으로, CAR-T와 같은 면역세포치료제가 대표적입니다.

이런 경향은 뇌질환에도 면역세포인 microglia의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10여 년간 microglia의 기능 이상이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 다발성 경화증, 신경병증성 통증뿐만 아니라 우울증이나 조현병과 같은 정신 질환의 병인 기전으로 밝혀지며, microglia를 표적으로 한 신약 개발 노력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뇌 속의 유일한 면역세포, Microglia